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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글이야기! 하나, 둘, 셋 - 한글학교 류지현 (3-5학년주임)2014-11-01 20:42
카테고리한글학교 자료실
작성자 Level 10

한글이야기! 하나, 둘, 셋

 

류지현(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 한글학교 교사/3-5학년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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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한류 그리고 한글” 


  이보꼴리우이깜뽀. '그리운 나의 고향으로'라는 찌아찌아 말을 한글 표기로 옮겨 놓은 말입니다. 한글 자료 검색을 하던 중, ‘찌아찌아족 한글도입 2년 그 이후’라는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서 20분정도 가면 찌아찌아 사람들이 사는 소라올리오 마을이 있습니다. 외세의 잦은 침략과 430년간의 네덜란드의 지배, 그 후 1960년 인도네시아 합병 이후600년간의 찬란했던 부톤 왕국의 역사는 점차 잊혀지게 되고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자 교육에 관한 관심과 문화적 자긍심이 많은 찌아찌아 사람들은 2년 전 한글을 민족어로 채택했습니다. 유난히 순경음이 많은 찌아찌아어를 표현하는데 한글이 과학적이고 표기하기가 적합하다고 합니다. 바우바우 초등학교, 무함마디아 대학등에서는 제 2외국어로, 한국어 특강으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고, 후세들을 위해 자신들의 전통 민요등의 구전문화를 한글로 표기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길 표지판에도 잘란 아마후다이(위인의 길), 잘란 에꼬노미(경제의 길)라고 찌아찌아어 밑에 한글로 쓰여 있습니다. 


왜 한글을 배우냐는 질문에, “한글이 너무 재미 있어요.”, “한국어가 영어처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언어로 될 것 같아 배우고 있어요.” 


  어떤 학생들은, “한국 정말 사랑합니다.”, "한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고 수줍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들 역시 전 세계로 빠르게 흘러나가고 있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 음악, 영화등에 푹 빠져 있었고 그 한류의 흐름 중앙에는 한글이 어느새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둘. “한국인이 아닌 그들의 한국 사랑”


찌아찌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동안 여태까지 만난, 기억 저편에 묻혀있던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는 분들과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한글과 저와의 인연의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김밥은 꼬리가 최고에요. 꼬리있으면 더 주세요.” 


1995년 결혼 후, 남편은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조선공학과 교관으로 군목부를 했고, 지금은 미해군 중령인 제이슨을 진해에서 만났습니다. 동갑내기 친구로 영어성경 공부에서 만난 제이슨을 남편은 자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제이슨은 함께 식사를 해도 부담 없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함께 근교로 여행을 다니거나 만날 때마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한글과 한국의 역사에 관해 자주 물었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한 한글은 읽기와 쓰기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고 저희 부부와도 간단한 대화는 한국어로 가능했습니다. 3년간 그저 머무는 나라인데 그렇게 열심으로 한글을 공부하는 제이슨이 참 신기하고 고마왔습니다. 


  저희보다 1년 먼저 미국에 온 제이슨은 저희 부부를 만나러 1999년 1월에 워싱턴 DC에서 College Station까지 오랜 시간을 차로 운전해서 왔고 잊지 못할 3일간의 소중한 시간을 또 함께 보냈습니다. 물론 제이슨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도 많이 먹으면서요. 떠나기 전 날 마지막으로 다음날 아침에 먹고 싶은 것을 묻는 제게 제이슨은 “현아엄마 김밥 먹고 싶어요.”라고 대답했고 제가 만든 김밥으로 마지막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제가 싸준 김밥을 서부로 가는 내내 먹으면서 갔다고 합니다. 


  캐러스, 2001년 선교 여행 중 만난 신실하고 거기다가 마음까지 따뜻한 Bob과 Debi의 맏딸입니다. 선교 후에도 종종 가족끼리 만날 기회가 있었고, 저희 가족을 통해 한국을 조금씩 알아가고 한국음식을 먹고 만들어 보면서 캐러스(14살)는 어느날 제게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1시간만에 자음, 모음을 다 익힌 캐러스는 2년간 저와 공부하면서 제가 가르친 이상으로 한글에 관심과 재능을 보였습니다. 늘 일기며 편지를 한글로 써와서 제게 궁금한 것을 물었고 전화를 해도 간단한 문장은 한글로 말하며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열심과 성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저희 가족을 따라 함께 한국을 방문했던 캐러스는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는 한글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고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환송회에서도 캐러스와 가족들은 한국에서의 사진들과 경험한 것들을 영상물로 만들어 많은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며 매우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 축하 파티에서도 한국에서 형님이 사주신 한복을 예쁘게 걸어 놓고 공부했던 책, 사전, 공책등을 준비해서 한국이라는 특별한 코너를 마련해 친구, 친지들에게 보여 주었던 한국에 대한, 저희 가족에 대한 사랑도 또한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배운 솜씨로 옆구리 터진 김밥, 잡채, 불고기…시식해 달라고, 어떠냐고 묻던 그 잔잔했던 사춘기 소녀의 웃음이 그립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은 늘 한국인인 부인에게 김치찌개를 끓여 달라고 부탁하시는 Rick Hall 사장님. 한국 역사를 한국 사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시고 부인을 좋아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는데 한국인 부인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인지 한국을 참 많이 사랑하시는 분. 한국 음식은 가리시는게 없이 다 좋아하시고 제가 한 음식을 언제나 맛있게 드셔주시는 분이십니다. 


  남편이 중국사람인 조선족 언니도 3개월정도 가르친 적도 있었는데 말하기에 불편함이 없어서인지 한글을 3개월만에 끝낼 수가 있었습니다. 한글을 너무 배우고 싶어서 만나는 한국사람에게 늘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일본 친구도 있었구요. 저를 보면 꼭 한글을 쓰려고 애쓰는 그 모습에, 그 기억력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습니다. 거기에 한국음식 사랑까지요. 국수, 순두부찌개 먹으러 가자는 Maria, 한국 비디오 보고 궁금한 것을 묻는 남편 보스의 딸들(미국 대학생), 한국 음식 너무 맛있다는 아이들 학교 선생님들, 학교 탤런트 쇼에 함께 부채춤을 준비해서 선보였던 둘째 은혜의 미국 친구들, 비디오 보고 너무 좋다며 물으시는(저도 모르는 것을) 이웃집 중국 할머니, 할아버지…. 


  가슴 따뜻한 추억은 늘 그립고 가끔씩 들여다 보고픈 제 기억의 보물 창고입니다. 지금 현재라는 시간속에서 그 기억의 보물 창고를 가득가득 채워주고 있는 제가 속해 있는 한글학교, 저와 함께 추억을 쌓고 있는 소중한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이야기 셋. “나의 학교, 나의 아이들” 


“90점이요.” “저는 45점이요.” 


시험점수일까요? 


3-5학년 B반. 9:50분 수업시작이지만 저희반 아이들은 대부분 9:45분이면 이미 교실에 와서 점수를계산하고 있습니다. 정각출석(10), 지각출석(5), 숙제(10), 부모님사인(10), 시험 100점(추가 50), 추가숙제(50). 아이들 노트마다 붙여준 점수표로 각자가 자신의 점수를 계산하고,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하지만 지나칠 수없는 매주의 시험으로 수업이 시작됩니다. 다른 반도 마찬가지지만 10명이 넘는 각반에는 보조교사의 도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반에는 9학년때부터 지금까지 4년간 저와 함께 아이들을 가르쳐 온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안여원 협력선생님이 있습니다. 


  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 한글학교. 바로 제가 속해 있는 곳입니다. 저희 교회는 이재호 담임목사님의 은혜로운 설교, 내실있는 교회학교와 상록대학과 아름드리 사랑의 학교를 통한 지역선교, 그중에서도 1.5세, 2, 3세들을 위한 비젼교육으로 유명합니다. 1999년 한글학교가 개교한 이래 현재 학생수 200명, 교사 40명(정교사, 협력교사),총 19개의 반으로 운영되고 있고 K(A,B,C,D반),1-2(A,B,C,D반), 3-5(A,B,C,D,E반), 중고등부(A,B,C,D반, SAT한글A,B 반), 영어한글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학사 년도의 경우, 예년과 다르게 특이한 것은 영어 한글반과 중고등부 학급의 능력별 반 편성입니다. 영어권 학생들을 위한 영어 한글반과 지난해까지 학년으로 제한했던 중고등부를 실제적인 능력별로 평가, 학급을 편성하여 학년에 관계없이 능력별 수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학년이 아닌 능력별 수업은 실시 결과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저희 한글학교의 자랑인 한국의 역사, 경제, 문화, 언어, 지리, 기업까지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특별프로그램 “Know Your Korea”도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다양한 요구와 제안들을 수렴하고 검토하여 긍정적인 대안과 방향을 모색하고, 그러면서 빠른 방향을 제시하는 일에 가장 큰 힘은 바로 저희 학교의 자랑인 교무행정실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학생, 선생님, 학부모 그리고 교무행정실의 팀웤으로 예년의 175명보다 30명이 더 늘어난 한글학교의 내적, 외적 발전으로 지난 4월에는 휴스턴 한글학교 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인 24명이 한국어 능력시험에 응시하여 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중 SAT한글시험을 목표로 열심히 배움에 임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의 한글학교의 장점은 이미 준비된 많은 학생들과 부모와 교사들간의 친밀감, 유치원에서 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한글 교육이 가능함, 교회의 지원으로 장기간 한글교육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없음,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하는 다방면에서 많은 경험을 가진 우수한 발런티어 교사가 많음... 


  단점으로는 발런티어로 운영되는 교회의 특성상 다른 토요 한글학교들처럼 긴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지만 고등학교 졸업까지의 전체 교육기간으로 본다면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글 공부를 힘들어 하는데 그래도 한글 학교는 꼭 오고 싶어해요.” 


“감사해요. 저희 딸이 이제 한글을 다 읽어요.”


“저희 애는 한글학교 숙제를 제일 열심히 해요.”


“어제 늦게까지 한글 시험 공부를 하더라구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저희 아이들이 대견한 지 모릅니다. 미국이라는 땅에서 한국인으로서 살아 간다는 것, 매일 학교와 집, 두 문화권을 오고 가는 것이 어찌보면 버거울 수도 있을텐데 부모님 손에 억지로 이끌려 나오던 아이들이 지각하지 않으려고 부모님을 서두르게 하고 스스로 숙제며, 시험 공부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힘들 것 같아서 마지막은 늘 추가 과제라 하는데 아이들은 그 숙제를 더 좋아합니다. 100점을 받으면 그 날은 저와 함께 정리를 하고 칠판도 지우고 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하고 싶어서 100점을 받고 싶어합니다. 


  스스로 하는 공부, 스스로 느끼는 재미.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긍정적 강화” 다시 말하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늘 염두에 두고 아이들과 함께 공부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언어로 인해 막힌 부모님과의 영적인, 일상적인 삶의 막힌 담들이 무너질 수 있도록, 언젠가 이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데, 언젠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언젠가 만나게 될 한국을 알고자 하는 친구들을 만날때 주저함없이 머뭇거럼없이 한국을 전하고 또 한글을 가르쳐 줄 수 있도록, 언젠가 한국이 세계적인 나라로, 한글이 지금보다 더 영향력 있는 언어로 되는 때가 되었을 때 지금 배우고 있는 한글이 크게 쓰일 수 있도록,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위해 이 아이들이 귀하게 쓰여지도록… 


  민간 외교관! 영어라는 언어도 한국 역사 지식도 부족했지만 많은 외국 친구들을 제가 한국이라는,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던 것처럼 이제는 제가 가르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시대에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에서, 세계 속에서, 더 나아가 세계 속으로 뛰어 들어 해야할 일이 바로 이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지금도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들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교회에, 땀방울로 한자 한자 배워나가고 있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그리고 이 귀한 사역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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